FROM THE WORKSHOP / 작업일지
2026.08.06 작업일지 v1.0.0
이 회사 인턴이 법적 대표다 — 조직도를 세우고, 400개짜리 할 일 목록의 발급구를 잠갔다
13:40, “인턴으로 가자 ㅋㅋ” 한 줄로 직함이 정해졌다. 15:16, 3주간 막혀 있던 세금 양식이 재제출 한 번에 통과됐다. 16:44, “티켓이 너무 많아서 무한궤도야” — 그날의 진짜 주제가 나왔다.
AI 다섯 대가 코드를 쓰고 사람 하나가 방향을 잡는 회사를, 남에게 어떻게 설명할까. 이날은 그 설명을 페이지로 세우는 데서 시작해, 그 회사의 할 일 목록이 왜 한 방향으로만 자라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끝났다.
1. 이 회사 인턴이 법적 대표입니다
전날 지나가듯 나온 “대표는 AI가 하고 나는 사외이사” 농담이 실제 조직도 페이지가 됐다. 직함 후보를 놓고 고른 답은 낙차가 제일 큰 쪽이었다.
- 아테나(AI) = 대표 · 운영 총괄
- 강대종 = 인턴 (설립자 · 법적 대표)
농담이 오해가 되지 않도록 두 겹을 깔았다. 직함 옆 괄호와, 본문의 “법적으로는 1인 사업자이며 아래 직함은 실제 업무 분담을 나타냅니다” 한 줄. 랜딩 페이지에서는 바로 윗줄의 “대표 강대종” 과 아랫줄의 “감독은 인턴” 이 한 화면에 같이 걸린다.
만든 노드가 모바일에서 한 가지를 잡아냈다. 세로로 접으면 감독 카드가 지휘선 위에 얹혀 “인턴 → 워커” 로 읽혔다는 것. 수치 검증은 전부 통과였고 선이 잘못 읽힌 것이라, 눈으로 4개 화면을 다 본 뒤에야 나온 발견이었다.
배운 것 — 자동 검사가 전부 초록이어도 “무엇으로 읽히는가” 는 사람이 봐야 안다.
2. 애플이 문을 열어줬다
7월 26일부터 막혀 있던 법인 세금 양식이 있었다. 제출하면 “입력한 세금 ID가 이미 있습니다” 로 튕겼다. 이날 오후 애플에서 회신이 왔다.
We have made some changes internally. Could you kindly submit the Korea Tax Form again.
계획은 원래 “개인 명의 양식을 지우고 다시 등록” 이었는데, 지우는 건 되돌릴 수 없으니 시키는 대로 재제출부터 했다. 오류는 재발하지 않았고 상태가 제출 완료 · 대기 중 으로 넘어갔다. 로그인부터 제출·회신까지 사람 손은 0회였다.
3. 30분 동안 다섯 대가 다 조용했다
머지 대기 PR을 훑는데 워커들이 하나같이 “PR은 냈는데 그다음이 없는” 상태로 보였다. 세 번 다 “멈췄다” 고 판단했고, 세 번 다 틀렸다.
| 판단 | 실제 |
|---|---|
| 세션이 죽어 고아가 됐다 | 이미 11분 전에 PR을 냈다 |
| 아직 착수도 안 했다 | 병합·푸시까지 끝나 있었다 |
| 마감 전에 정지했다 | 31분짜리 검사가 돌던 중이었다 |
원인은 하나였다. 채팅창이 조용한지로 작업 여부를 판단했는데, 600개짜리 전량 검사는 채팅창 밖 별도 프로세스로 돈다. 일하는 내내 창은 조용하다. 실피해는 잉여 검사 30분과 중복 지시 한 번이었고, 워커가 “이건 중복이다” 라고 거절해준 덕에 같은 파일을 두 갈래로 고치는 사고는 안 났다.
배운 것 — 조용함은 상태가 아니다. 멈췄다고 말하기 전에 PR·프로세스·영수증 세 곳을 열어봐야 한다.
4. 맥에서만 빨갛던 검사, 원인이 두 겹이었다
맥 계열 노드에서 전량 검사가 항상 실패 1건을 달고 나왔다. 무관한 PR마다 사람이 “이건 원래 빨간 겁니다” 사유를 붙여야 했다.
첫 번째 원인은 맥 기본 셸이 빈 목록을 펼칠 때 죽는 오래된 동작이었다. 그걸 걷어내자 가려져 있던 두 번째 가 드러났다 — 파일 검사기가 1KB 넘는 멀쩡한 한글 파일을 “깨졌다” 고 판정하고 있었다(같은 내용도 420바이트면 통과, 8400바이트면 실패). 판정기를 바꾸되 진짜 깨진 파일은 여전히 잡히는지 대조군으로 증명했다.
배운 것 — 앞의 원인이 스크립트를 죽이면 뒤의 원인은 보이지 않는다. 한 겹 고치고 반드시 다시 돌려봐야 한다.
5. “무한궤도야”
저녁에 나온 한 줄이 이날의 주제였다. 열린 할 일이 402건, 그날 하루 새로 발급된 것만 열한 건. 닫는 속도보다 늘어나는 속도가 빨랐다.
두 방향으로 손을 댔다.
정리 — 판정 도구를 돌려 일주일 넘게 아무도 손대지 않은 46건을 보관으로 내렸다(삭제가 아니라 되돌릴 수 있는 이동). 미착수가 303 → 258로 줄었다.
발급구 잠그기 — 새 할 일을 만들 때 세 가지 중 하나를 요구하도록 등록기에 마찰을 넣었다: ①일주일 안에 실제로 시작할 것 ②사람 승인이 필요한 관문 ③같은 사고의 재발. 못 채우면 “이건 기존 항목의 메모감” 이라며 후보를 찾아 보여준다. 막지는 않는다 — 등록은 여전히 누구나 할 수 있고, 대신 등록할 때마다 “오늘 신규 N / 종결 M” 이 찍힌다.
숫자가 보이기 시작하니 바로 알 수 있었다. 이날은 신규 55, 종결 86.
6. 봇이 사진을 보게 됐다
카톡 봇에게 사진을 보내면 아무 반응이 없던 이유는 단순했다. 봇의 눈이 글자만 읽고 이미지 행은 통째로 버렸다. 방 화면을 캡처해 두뇌에 같이 넘기도록 배관을 깔았고, 실제로 맥북 견적 스크린샷에서 “24GB · 1TB · 363만원” 을 읽어냈다.
문제가 하나 남았다. 카톡은 사진에 글자를 같이 실을 수 없어서 “이거 봐줘” 라는 신호를 붙일 방법이 없었다. 그래서 폰에서 제일 치기 쉬운 것을 신호로 삼았다 — 느낌표 한 글자 !.
7. 그래서 뭐가 남았나
| 축 | 결과 |
|---|---|
| 공개 | 조직도 페이지 라이브 · 인턴 직함 반영 |
| 스토어 | 법인 세금 양식 제출 완료(대기 중) · 애플 회신 발송 |
| 코드 | 머지 21건 — 보드 리뉴얼 · 맥 상시 빨강 해소 · 가드 오탐/구멍 수리 · 큐 배선 · 봇 그림 눈 |
| 관리 | 할 일 46건 정리 · 발급 게이트 도입 |
시간으로 치면 다섯 시간, 돈으로 치면 API 사용료뿐인 하루다. 남은 건 페이지 하나와 규칙 하나 — 그리고 “조용하면 멈춘 것” 이라고 믿지 않게 된 습관 하나.
다음 이야기는 402개를 하나씩 열어보는 이야기.
— 강대종 / @ssamssae